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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2] 의료봉사를 넘어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순간들

작성일 : 2013-09-06

이른 아침부터 부아케대학병원을 찾았다.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의대생이 부룰리궤양 환자들의 병이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는 병원에 일년이 넘도록 그대로인 채 고통받고 있는 19살난 환자가 생각나 제발 약만이라도 줄수 있냐며 간곡히 요청한 것이다.

부아케 국립대학 병원
병원에 방치되어 있는 부룰리궤양 환자들
병원에 방문해 만난 환자들은 제대로 드레싱조차도 받지 못해 환부가 곪고 썩어가는 비참한 상황이였다. 병원 자체에도 재정이나 약품이 부족해 환자가 직접 약품을 사오지 않으면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마을 보건소에서 지원받은 약품으로 드레싱을 받으며 GMV를 만나 약을 받고 나은 사람들이 축복받은 이들이였다. 서너명의 환자를 만나봤을 뿐인데 도저히 더이상 만나볼 수 없는 끔직한 모습이였다.

의대 교수이자 부아케대학 부총장에게 자료설명
담당 주임교수와 환자를 둘러보던 중에 우리 일행을 유심히 지켜보던 이를 만났다.
의대 교수이자 부아케대학 부총장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부룰리궤양 프로젝트'의 일원이기도 했다. 그의 사무실로 가서 우리의 치료에 대해 브리핑을 했고, 치료과정과 결과에 놀란 부총장은 대학병원장을 바로 소개해주었다.
적극적으로 도울것을 약속한 대학병원장
병원장 또한 큰 관심을 가졌고, 임상실험 등을 고려하기 위해 보건부의 디렉터(실무최고 담당자)에게 곧바로 연락을 취해 우리와 연결해주었다.
며칠 후 아비장에서의 면담약속을 잡고 나오는 중에 병원을 잠시 둘러봤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고 우리와 함께 하기를 원하는 이곳에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새로운 소망이 일어났다.

돌아와 보니 벌써 많은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교회를 중심으로 이 귀한 정보를 듣고 낫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다. 그런만큼 코난크로 오지마을에서 만난 사람보다 훨씬 심한 환자들이 많았다.
극심한 고통으로 걸을수 없는 부룰리궤양 환자
다리에 궤양이 심해서 제대로 걷지 못하는 할머니, 점점 상처가 커지는 것을 보고 겁에 질린 아이, 다리를 잘라야할지도 모른다는 절망에 빠져있는 아저씨 등 고통과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우리의 마음을 낮고 겸비하게 만들었다.
우하이 학생들과 의대자원봉사자들은 말은 통하지 않지만 어느새 하나가되어 그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나을수 있다는 희망을 간절히 전하고 있었다.

치료를 받고 기뻐하는 환자들
"행복이란 단어를 이곳에 와서 새삼 처음 느껴봅니다. 제가 얼마나 감사할 것들이 많은 좋은 환경에서 살고있는지 알수 있었구요. 이런 활동들을 할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손길로 도움주시는 분들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지만 나을수 있다는 희망이 있고, 또 많은 사람들과 함께 특별한 경험들을 할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김동영 / 우하이 단원 / 고려대 생명공학과
세팀으로 나눠 드레싱중인 봉사단원들
"먼나라까지 와서 이렇게 열심히 치료해주는 한국 봉사자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그들의 열정과 마음을 배우고 싶습니다. 앞으로 의사가 될 저에게 이번 경험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캐즈 / 의료봉사에 참여한 현지 의대생 / 부아케대학 의대
부아케 대학에서의 친선 교류행사
오후에는 부아케대학을 방문했다.
코트디부아르에는 국립대학이 4곳이 있는데 부아케대학이 그중 하나이다. 곧 있을 코트디부아르 월드캠프를 적극 후원하고 있는 대학총장이 직접 초청했다. 특히 이번 의료봉사활동에 부아케 의대 학생들과 함께 한 것에 크게 감사해하며 앞으로 GMV와 교류하며 도울 것을 약속했다.

전통의상을 입은 자원봉사 의대생들과 우하이 학생
대학측에서 준비해준 대강당으로 이동하자 이미 400여명의 학생들이 여러 프로그램과 공연으로 우릴 반겨주었다. 코트디부아르와 대한민국의 국가연주를 시작으로 학생들이 준비한 전통공연들, 장기자랑이 이어졌고 우하이 학생들도 준비한 대한민국의 소개 및 Q&A를 통해 한국을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3시간동안 교류의 시간을 갖고 대학측에서 모든 학생들의 위해 준비해준 현지식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어느새 연락처를 주고 받는 친구가 됐다.

일년만에 만나 쿠마시구 도히 구청장
부아케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아비장으로 복귀했다.
주일을 맞이해 아비장교회에 참석해 아프리카식의 주일예배를 경험하기도 했다. 저녁시간에는 작년 의료봉사때 물심양면 도움을 주었던 쿠마시구청장이 만찬을 준비해주었다.

아비장에 있는 중앙정부청사
코트디부아르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중앙정부청사를 방문했다. 부아케대학 병원장이 소개시켜준 보건부의 디렉터인 보아교수를 만나 부룰리궤양을 만나게 된 계기와 1년동안의 치료과정을 설명했다.

보건부 디렉터인 보아 교수와의 만남
어제 만난 쿠마시구청장과도 가까운 사이인 보아교수는 이미 우리에게 마음을 활짝 열고 있었고, 우리와 부룰리궤양 환자들을 도울 방법들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의료진은 떠나지만 현지 의사 형제를 통해서 부룰리궤양 프로젝트 총책임자와 만나서 향후 방안들을 모색하기로 했다.

청소년부 장관과의 면담
바로 옆 청사에는 청소년부가 있는데 장관과 만나는 시간도 가졌다. 한명 한명 악수를 청하며 반갑게 맞이한 청소년부 장관은 우리의 활동을 크게 치하했다.
"여러분은 아프리카의 현실을 보셨습니다. 우리 정부는 자원봉사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러분은 우리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코트디부아르 국민이 현대나 삼성을 보고서 대한민국을 아는것보다 이런 나눔과 봉사의 활동을 통해 여러분의 나라가 알려지길 바랍니다."
장관의 친필싸인 감사장으로 GMV에 감사를 표했다.

이번 13일간 GMV 코트디부아르팀 활동은 의료봉사와 민간외교 분야를 넘나들며 의미있는 결과들을 가지고 돌아왔다. 쉽게 지나갈수도 있었던 여름휴가를 대신한 이번 여정동안 참 행복이 무엇인지를 각자 가슴에 담아올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법을 배울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아직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코트디부아르에 남겨온 희망의 씨앗이 앞으로 결실을 맺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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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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